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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틴 스콜세지 :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2019)
    영화 2020. 3. 9. 01:52

     

     

     

    최근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에서 언급되어 화제가 되었던, 미국 영화의 원로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2019)'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뉴욕 갱스터 무비에 걸맞은 화려한 주연들로 인해 갱스터 영화광인 저로서는 너무나 기대가 됐습니다. 사실 한영화에 한꺼번에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알 파치노, 하비 케이틀과 같은 전설적인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흥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19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봉준호 감독과 마틴 스콜세지 감독

     

    아이리시맨 감독과 주연들

     

     

     

    2000년대초의 프랭크 시런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온 불쌍하게 늙어버린 로버트 형님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영화는 미국의 이탈리아계 마피아 조직원이자 트럭운송조합의 간부이기도 했던 프랭크 시런 (로버트 드니로) 증언을 토대로 '지미 호파 실종사건'을 다룹니다. 프랭크 시런이 요양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식 구조입니다.

     

     

    1950년대의 30대 프랭크와 러셀

     

    트럭 운전수 일을 하던 30대의 프랭크는 갑자기 고장나버린 트럭을 인근의 주유소에 옮겨서 고쳐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던 중 러셀이 나타나 트럭을 순식간에 고쳐버리고, 이에 프랭크는 감사해하며 이름을 묻지만 러셀을 말을 돌리고는 헤어진다.

     

     

    프랭크와 러셀의 재회

     

     프랭크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들렀다가 얼마 전 주유소에서 차를 고쳐줬던 남자와 재회한다. 둘은 대화를 하게 되는데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아일랜드계인 프랭크가 이탈리아어를 하는 것을 신기하게 여긴 러셀이 프랭크에게 관심을 갖게된다. 그 후 프랭크는 마피아인 러셀로부터 일을 받는 등 조직범죄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1950년대 미국 사회에서는 이탈리아인, 아이리시맨 같은 이민자들이 많은 차별과 갈등을 겪었고 결국 그들이 기댈 수 있는곳은 미국의 법, 정부가 아닌 마피아들이었다.

     

     

    프랭크 시런과 지미 호파의 만남

     

    마피아의 히트맨으로 일하던 프랭크는 전미 트럭노조 조합장 '지미 호파'와 함께 일하게 될 기회를 얻는다. 지미 호파는 그 당시 미국 사회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 프랭크는 지미 호파의 오른팔이 되었고 둘은 깊은 우정을 쌓아갔다. 동시에 러셀의 밑에서는 살인청부 일을 계속해나갔고 그럴수록 러셀과 프랭크의 관계는 냉정하고 공적인 느낌이 많이 들게 된다. 

     

     

    1970년대의 지미 와 러셀

     

    마피아 세력은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를 지을 계획을 세우고 전미 트럭 노조의 연금을 사용하려 한다. 하지만 지미 호파는 완강하게 거부한다. 이 때문에 마피아와 지미 호파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지미 호파를 아끼는 프랭크는 최대한 지미의 마음을 바꾸려 노력해본다. 지미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면 결말이 어떨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미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러셀은 프랭크가 지미를 살해하도록 만들고, 한밤중에 화장장으로 싣고 가서 몰래 화장시킨다.

     

     

    수감중인 프랭크와 러셀

     

    지미 호파 실종 이후 프랭크를 비롯한 그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은 소환당했지만 지미의 실종에 대해선 다들 입을 다물었고, 대부분 실종사건과 관련 없는 건으로 잡혀 들어간다. 프랭크와 러셀 또한 경찰의 함정 수사 및 이러저러한 이유로 체포된다. 러셀은 지병이 악화되어 감옥에서 죽고, 프랭크는 출소했지만 그의 옆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혼자서 관을 고르고있는 프랭크 시런

     

    프랭크는 결국 혼자서 자신의 장례식 준비를 한다. FBI가 나타나 모두 죽었으니 지미 호파의 진실을 밝히라 했지만 결국 그는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프랭크는 오랜 세월 동안 무엇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깊은 우정을 쌓은 친구마저 살해한 것일까요? 일개의 트럭 운전수였던 그는 돈, 명예,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하지만 늙어버린 프랭크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의 옆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고 남은 여생을 홀로 요양원에서 보내야 합니다.

     

     

    '아이리시맨'은 미국이라는 다민족 국가에서 벌어지는 갱스터 이야기입니다.

    시간적 배경의 범위(1950-1970)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미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서 몰입이 힘든 장면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럭 운전사 프랭크의 대서사를 통해 미국 현대사까지 아우르는 스콜세지의 연출을 영화적으로 즐길 수 있고, 순식간에 그들의 삶에 빠져들어가게 되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특히 '디-에이징'의 효과로 팔순을 넘긴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알 파치노의 젊어진 모습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아이리시맨'은 프랭크 시런의 일생 기록을 통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든 간에 결국 자신의 업보를 감당하는 순간을 맞게 되고,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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